이르면 올 가을부터 금강산 내금강 관광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남측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북측의 전금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서기장, 장우영 금강산관광총회사 총사장 등 남북 관계자 30여명은 27일 하루동안 금강산 내금강 일대를 답사했다.
남북 답사단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 이날 오전 9시 온정리 금강산 호텔을 출발, 11시경 내금강 표훈사에 도착한 뒤 금강문→보덕암→만폭동 내팔담 계곡→마하연→묘길상 등을 둘러봤다. 특히 절벽에 매달려 있는 조선시대 암자인 보덕암과 계곡의 물줄기가 8개의 소(沼)를 이룬 만폭팔담의 절경도 확인했다.
현 회장은 장녀 지이씨와 함께 답사를 마친 뒤 “내금강은 여성적인 산세와 계곡의 모습이 기암괴석이 많은 남성적인 외금강과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단풍이 드는 가을까지는 관광이 가능하도록 북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측의 장우영 총사장은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며 “내금강 답사에 이어 시범관광과 본관광도 하자는 것이 우리의 의지”라고 말했다.
외금강, 해금강과 함께 금강산의 3대 축인 내금강 관광은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1998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다. 북측은 현 회장이 지난해 7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내금강 관광에 합의했는데도,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개방하지 않다가 최근들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내금강은 기암괴석이 많은 외금강과는 달리 수려한 계곡의 여성미가 일품이고 불교 문화 유적이 많은 게 특징. 따라서 개방되면 외금강 못지 않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온정리에서 내금강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가파른 산등성을 따라 도는 비포장도로이고, 군데군데 북측의 군사시설도 들어서 있어 도로 포장 및 군사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 내금강에 안전시설이 부족해 노약자들이 관광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 회장은 악천후 속에서도 내금강 답사에 직접 참여해 현장을 챙기는 등 대북사업에 강한 열의를 보였다. 특히 장우영 총사장 등 북측 관계자들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내금강을 둘러보며 우의를 다지는 모습이 눈에 띄어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로 시련을 겪었던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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