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들어서자‘중원의 사령관’지네딘 지단(33ㆍ레알 마드리드)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후반 8분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은 결국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주장 밴드를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에게 넘기고 그라운드 밖으로 뛰어나오는 동안 생드니 구장에 모인 8만 여 팬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지주(지단의 애칭)’를 환호했다.
이 날 경기로 A매치 100경기에 출전,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그는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이 곳은 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었던 경기장. 더구나 월드컵 후 국가 대표를 은퇴하는 지단은 이날 레 블뢰(프랑스 국가대표 축구팀 애칭)로서 생드니 구장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기에 감회는 남달랐다.
지단은 그러나 이 날 무려 7차례나 실수를 저질러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오늘은 승리로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노쇠한 그가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부상으로 예선 첫 두 경기를 결장했던 악몽이 되살아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대표팀(FIFA 랭킹 8위)은 28일(한국시간) 멕시코 대표팀(세계 4위)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인저리 타임에서 터진 플로랑 말루다(리옹)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이 날 도메네크 감독은 체력이 바닥 난 간판 골잡이 티에리 앙리(아스널) 대신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지브릴 시세(리버풀)를 투 톱으로 세웠지만 몇 차례 찬스 말고는 멕시코 수비진을 압도하지 못했다.
게다가 전반 경기를 주도하던 지단, 클로드 마켈렐레(첼시), 파트리크 비에이라(유벤투스) 등 ‘노장 미드필더 트리오’를 교체한 뒤 멕시코에게 중원을 지배당하는 약점을 노출했다. 프랑스는 31일 덴마크와 다음달 7일 중국과 평가전을 치른 뒤 독일에 입성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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