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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건설 재도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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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건설 재도약을 위해

입력
2006.05.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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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과 5월에 노무현 대통령은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의 신흥 자원 부국인 이집트, 나이지리아, 알제리, 몽골,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을 순방하였다.

이들은 석유 가스 광물 등의 자원 부국이면서도 비교적 최근에 시장경제를 채택한 나라다. 또 고유가로 인해 재정수입이 급증하면서 경제개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IT, 교통 인프라, 플랜트 등 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나가는 단계에 있다.

이 나라들은 ‘가장 배우고 싶은 나라, 가장 협력하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가 특별한 자원도 없으면서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데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경제개발 전략 수립, 공무원 교육훈련, IT 및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협조를 간곡히 부탁하였다.

특히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몽골,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각료가 신도시, 고속도로, 고속철도, 플랜트 등 국가개발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우리의 자본과 기술지원 및 건설업체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을 보면서, 과거 값싼 노무 위주의 단순공사를 따기 위해 중동을 누볐던 시절에 비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해외건설은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 해외진출의 물꼬를 트고 경제개발의 밑천을 마련하며, 일용 노무 근로자들이 중산층으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단순 시공 위주의 저가수주로 훗날 업계 대부분이 부실화하는 아픔을 겪었고, 90년대에는 낮은 기술 수준과 높은 인건비로 인해 선진국과 후발 개도국의 사이에 끼여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 기업 특유의 불굴의 투지와 시장개척 노력, 기술개발로 이제는 초고층빌딩, 장대교량, 해수담수화 및 발전ㆍ정유 플랜트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우리 기업의 적극성과 진취성, 그리고 현지인을 가르쳐 활용하는 현지친화력 등으로 후발개도국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

한편, 알제리나 아제르바이잔 등 신흥 산유 부국들은 곳곳에 기회가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가 일천하여 우리 기업의 진출이 매우 미미한 상태였다.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기업인들은 이번 순방으로 인해 평균 3~5년이 소요되는 초기 진출기반을 1~2년 내에 마련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된 것으로 평가하면서, 적극적인 진출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방문국 대통령과 주요 각료가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내놓고 한국 업체의 참여를 요청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앞으로 정부는 이번 순방과정에서 정부 각 부처 및 기관별로 상대국과 체결한 50여 건의 협력 양해각서를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간다는 방침 아래, 공무원 초청연수, 시장조사단 파견, 프로젝트 공동조사, 정부ㆍ기업 간 연결고리 마련 등 후속조치를 착실히 추진할 계획이다.

80년대 연간 100억 달러를 넘기까지 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90년대 들어 5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작년에는 108억 달러로 급증하고, 올해는 130억 달러 이상의 수주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고유가와 신흥 자원 부국의 발흥으로 모처럼 맞이한 해외건설 재도약의 호기를 활용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합심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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