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 전문가 분석<하석주 경남 fc코치>하석주>
26일 평가전에서 포백 라인은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었다. 문전으로 쇄도하는 상대 공격수를 압박하는 수비수들의 유기적인 조직력이 좋았다. 측면 수비수 이영표와 조원희가 공격에 가담했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남일 이을용이 문전으로 내려와 수비의 빈 자리를 커버하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설기현 이천수 등 공격수들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함으로써 상대 공격수들이 침투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포백라인의 압박이 강하지 않아 몇 차례 수비가 뚫리는 위기를 자초했다. 이 정도의 위기는 어느 경기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보스니아는 두텁게 수비를 하다가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왔다. 스위스 역시 이 같은 작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 역습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다.
보스니아는 ‘가상 스위스’라고 불린 것처럼 파워가 넘치는 장신 군단이다. 김진규 김영철 조원희 이영표로 이어진 선발 포백 라인은 몇 차례 상대 크로스에 제공권을 내주는 등 신장과 파워에서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 문전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에 맞고 떨어지는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리 수비수들이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허둥대기도 했다. 수비를 깔끔하게 조율할 수 있는 노장 최진철의 노련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 미드필드 전문가 분석<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박성화>
한국의 가장 강한 부분이 사실 미드필드다. 이을용 김남일 박지성 이호 백지훈 등 경험과 패기가 잘 어우러져 있어 강점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비록 상대팀 전력이 다르지만 지난 세네갈전과 달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 수비시 미드필드에서의 유기적이고 감각적인 플레이가 좋았고, 상대의 미드필드를 잘 봉쇄하고 차단해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전반에는 볼 차단 후 역습으로 나가는 템포가 다소 느려 아쉬움이 있었는데 후반에는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수전환이 잘 됐다. 특히 박지성과 이을용의 플레이가 좋았다. 미드필드를 잘 조율하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했다.
현대 축구의 추세는 미드필드다. 좁은 공간에서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펼쳐야만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미드필드에서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포백들의 측면 가담도 쉽지 않다. 미드필드를 내주면 세네갈전의 과오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 협력수비로 미드필드의 수적인 우위를 점해 우리 팀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프랑스 스위스 토고 등 본선 상대팀 모두 어려운 상대다. 하지만 오늘처럼 좋은 경기를 해준다면 16강은 무난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공격 전문가 분석<이기근ㆍ양평 개군중 감독>이기근ㆍ양평>
공격라인이 체력적으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양쪽으로 넓게 포진해 수비를 흔드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무엇보다도 이천수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4년 전에 비해 정신적으로도 성장했고, 자신감도 생겼다.
원톱인 안정환을 겨냥한 패스가 잘 들어갔지만, 전반에는 패스가 공중으로 뜨는 바람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천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잘 활용한다면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낮게 깔리는 패스를 찔러주면 효과적인 슈팅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초반에 낮고 빠른 크로스가 투입되면서 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안정환은 신장이 크지 않아 공중으로 뜨는 패스를 받는데 힘겨워 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트라이커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세가 돼있어야 하는데 안정환은 기회 포착이 반박자씩 늦어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설기현은 이천수가 나간 뒤 오른쪽에서의 움직임이 더 좋았다. 수비진에서는 이영표의 가세로 지난번 세네갈전보다 포백이 훨씬 안정됐다. 우리팀이 미드필드를 장악, 공격이나 수비에서 모두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오늘 정도의 공격력이면 스위스와 토고 수비를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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