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지방선거 막판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말 그대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가 앞서고 있긴 하지만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어느쪽도 승리를 장담키 어렵다. 양당은 수성과 역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염 후보가 다소 앞서 있다. 21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염 후보는 39.9%, 박 후보는 23.0%였다. 문화일보-한국리서치의 23~24일 조사에서도 염 후보(34.4%)가 박 후보(26.9%)를 앞섰다.
하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 이후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적극투표 의사층에서의 지지도는 박 후보 36.9%, 염 후보 33.6%(문화일보 조사)로 처음 역전된 것 또한 박 후보의 추격이 맹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추격에도 불구하고 우리당은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우세승’을 자신한다. 우상호 대변인은 26일 “박 대표 피습 사건 이후 한나라당이 10%포인트 차이까지 따라왔지만 그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피습 사건 이후 늘어난 부동층에는 숨겨진 염 후보 지지표가 많다”고 주장했다.
우리당은 특히 한나라당의 ‘대전 올인’이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대전에 상주하는데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원내대표가 행정중심도시특별법이 통과될 때 국회에서 폭력적으로 저지한 것을 시민들이 잘 안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한나라당의 물량공세가 먹히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우리당의 총력전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는 최대한 자제하고 ‘염 후보 대 한나라당’ 구도로 끝까지 끌고 간다는 복안이다. ‘인물 대 정당’구도를 강조하면서 “한나라당이 시장 선거를 대선처럼 몰고 가는 것은 오만하다”는 식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올인 전략으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자체 조사 결과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역전시켰다”고 말했다.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염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시장에 당선되고서 자신의 편의만을 위해 당적을 바꿨다는 점을 강조, 염 후보의 인물 우위론이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지도부와 스타급 의원들을 대전에 계속 집중투입, 역전을 이룬다는 전략을 선거일까지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당 차원의 물량 공세가 위력을 발휘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다.
한나라당은 무엇보다 박 대표 피습사건의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박 대표가 선거일 직전 대전을 방문할 여지도 남겨두고 있으며 최소한 동영상 메시지라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 지지표를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속내다.
선거일은 불과 5일 남았지만, 대전은 이래저래 한치 앞을 예측키 어려운 국면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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