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간다. 월드컵 축구 전사 23명이 27일 오후 1시30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멀고 먼 유럽 원정 길을 시작한다. 아프리카 대륙을 지나 알프스를 넘으려는 그들의 각오가 비장하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마지막 담금질을 할 그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더 이상 두려운 것은 없다. 23일 세네갈에 이은 26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으로 예선에서 맞붙을 토고와 스위스에 대한 적응력도 길렀고, 그들을 물리칠 비책도 찾았다.
아드보카트 감독도, 태극 전사들도 4년 전 4강 신화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02년 신화의 주역인 이영표(29ㆍ토트넘 홋스퍼)와 이을용(31ㆍ트라브존스포르)은 이구동성으로 “상대가 누구든 세계 어떤 팀보다 빠르고 체력이 좋은 한국식 축구 스타일로 밀어붙인다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 4,5,9,16면
젊은 선수들의 패기도 그들에 못지않다. 조원희(23ㆍ수원 삼성)의 “죽고 온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 2002년 못지않은 성적을 내겠다”는 출사표와 김진규(21ㆍ주빌로 이와타)의 “파워에서 유럽,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는 말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이런 자신감이야말로 지난 8개월 동안 아드보카트 감독이 태극전사들에게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무엇보다 그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하나로 똘똘 뭉친 마음이다. 또 한번의 월드컵 신화 창조 앞에 개인의 욕심은 없다.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후배는 선배의 경험을 존중하면서 오직 한국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이기에 강적 프랑스도 두렵지 않다.
물론 모든 게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보았듯이 포백 수비는 아직도 불안한 점이 있고, 공격수들의 칼날도 다소 무디고, 서로의 호흡이 잘 맞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고참 최진철(35ㆍ전북현대)의 말처럼 6월13일 첫 상대인 토고와의 경기까지는 아직 보름도 더 남아 있다. 남은 훈련기간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6월 2일 노르웨이, 4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그리고 토고전 승리에서 우리 국민 모두 그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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