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26일 남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열차 시험운행 중단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이날 판문점을 통해 장관급 회담 남측 수석대표 이종석 통일부 장관 앞으로 보낸 전통문에서 “평화보장을 위한 선결과제는 서해 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데 절실한 해상경계선 확정 문제”라며 “귀측 군부가 문제해결을 회피한 데 근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또 “한나라당 극우 보수세력들이 광화문과 평택에서 국가 존엄의 상징인 공화국기를 소각했다”며 “우리에 대한 극히 악질적인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20일 평택에서 반북 보수단체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인공기를 태운 데 대한 비난이다.
북측은 이어 “귀측이 시험운행 중단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경공업 원자재와 철도자재 제공을 입에 올리는 졸렬한 태도까지 취한 데 대해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 식대로 한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아울러 남측 군부, 극우보수세력 등 책임자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 북측은 이어 대외 선전용인 평양방송을 통해 전문을 공개했다.
북측의 이 같은 태도는 남측 당국과 언론이 24일 시험운행 취소 통보와 관련, 북한 군부를 비판하며 대북 지원과 연계할 뜻을 밝힌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하지만 북측 대남 라인이 남북관계 자체를 깨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많다. 즉, 북한 군부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어 대남 비난 전통문을 보내고 북한 내부에는 공개되지 않는 평양방송을 통해 이를 보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