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역전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선거 전날까지 ‘72시간 마라톤 유세’를 선언한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마지막 3일 동안 밤샘 선거운동을 통해 돌아선 서울시민의 마음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다.
강 후보는 이날 선거대책위에서 “시민들 마음이 (우리당에서) 돌아섰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72시간 마라톤 유세로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0시 명동성당 촛불기도를 시작으로 30일 자정까지 서울시내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을 만나 시정철학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야간에는 유세가 금지된 만큼 시장, 병원 등에서 시민들을 만날 생각이다.
보통 사람의 체력적 한계를 뛰어넘는 강행군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이후 더 벌어진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위한 최후의 배수진이다.
강 후보는 이 아이디어를 직접 내면서 “재미있잖아요”라고 했다고 한다. 오영식 대변인은 “저혈압인 강 후보의 건강으로는 무리라는 반대도 있었지만, 길바닥에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후회 없는 선거를 하겠다는 후보의 각오를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리당 일부 의원은 “처연하다”, “우리당의 잘못과 아무 관계없는 강 후보에게 짐을 지워 안쓰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강 후보가 이날 “철학도 비전도 정책도 준비되지 않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서울시정을 맡길 수 없다”고 오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도 일종의 승부수라는 지적이다. 우리당과 달리 강 후보는 그간 오 후보를 직접 비판한 적이 없다.
강 후보의 이 같은 전략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름다운 패배를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승부에 집착한 무리수”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강 후보측은 “시민들에게 진실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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