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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은 우세후보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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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은 우세후보를 좋아해"

입력
2006.05.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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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노총의 지역본부들이 독자적으로 특정 정당과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만을 지원하기로 한 민주노총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는 부산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경기와 울산본부 역시 경기지사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를, 울산시장으로 한나라당 박맹우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광태 후보를 밀어주기로 했다.

전남 화순에서는 무소속 후보를 군수감으로 꼽았고, 제주본부에서는 한국노총 출신 후보 지원을 우선으로 하고 민주노동당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의 산별단체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은 열린우리당 쪽으로 갔다.

당초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은 산하 조직이 노총 출신 이외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 조직별로 독자적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산하 조직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역본부들이 한국노총의 정치방침을 변경해가면서까지 지지를 결정한 후보들의 공통점은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본부의 열악한 재정구조와 깊은 연관이 있다.

지역본부 대부분은 예산의 절반 이상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오는 사업 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선거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금을 타내려면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자립도가 낮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쪽과 “한국노총의 정책 기조나 이념에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 줄서기”라는 비판이다. 한국노총 지역본부의 지지 선언을 받은 광역단체장 후보 4명 중 3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은 노동자보다는 기업 친화적인 정당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 등 일각에서는 “노동자 단체인 한국노총이 기회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고 실망을 드러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지역본부별로 대의원대회나 조합원 여론조사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며 “내년 대선에서는 통일된 정치방침을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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