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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에 '5·31 개발공약' 풍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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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에 '5·31 개발공약' 풍랑

입력
2006.05.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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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좀 내버려두세요.”

5ㆍ31 지방선거 단체장 후보들 사이에서 호수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관광수입을 위해 친환경 개발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시민ㆍ환경단체들은 “개발 도미노로 호수가 휴식처로서의 기능을 잃고 말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장에 출마한 무소속 이정문 후보는 기흥저수지에 500실 이상 규모의 특급관광호텔을 2009년까지 지어 민속촌 에버랜드 삼성전자를 찾는 관광객 및 기업인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열린우리당 이우현, 한나라당 서정석 후보도 “산책로 편익시설 등을 갖춘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80만평의 기흥저수지는 최근 용인시가 체육 및 위락시설을 갖춘 기흥호수공원으로 개발한다고 발표, 시민ㆍ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경기북부에서 가장 유명한 포천시 산정호수도 개발 바람에 휩싸였다. 한나라당 박윤국 포천시장 후보는 관광ㆍ문화 분야 공약에서 “산정호수 백운계곡 이동갈비타운 등을 확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서장원 후보도 “산정호수 내 방치되고 있는 유스호스텔을 리모델링해 온천지_백운계곡_산정호수를 연계하는 테마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포천시 역시 2013년까지 산정호수를 종합리조트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놓고 있다.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와 백운호수도 개발 공약에 휩싸였다. 열린우리당 이수영 의왕시장 후보는 “철도박물관, 철도대와 인접한 왕송호수에 유람용 소형 관광열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철로를 깔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원봉 후보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 백운호수와 왕송호수를 생태공원으로 개발해 수도권의 명소로 가꿔나가겠다”고 공약했다.

경기 가평군 호명호수을 둘러싼 개발공약도 잇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조영욱 가평군수 후보는 “호명호수 인근 호명산에 2만명 수용 규모의 신도시를 개발하도록 경기도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무소속 양재수 후보도 “176억원을 들여 전망대 놀이시설 등을 갖춘 위락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공약했다.

이와는 반대로 인공호수를 개발하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는 서남부택지개발지구 내에 2,000억원을 들여 2010년부터 3년에 걸쳐 10만평 규모의 인공호수를 조성, 대전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인공호수 주변 5만평에 체육ㆍ문화, 휴양ㆍ레저, 자연학습시설 등을 갖춘 공원을 건설하겠다고 공약해 “하천을 활용한 공원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와 대립하고 있다.

경기경실련협의회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 건물을 올릴 경우 눈에 확 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단체장 후보들이 단골로 개발공약을 내고 있다”면서 “개발은 한 번 시작되면 자꾸 이어지는 속성이 있어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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