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는 ‘이심전심’(以心傳心) 로봇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혼다와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TR) 공동 연구팀은 25일 인간의 움직임에 대한 뇌활동 패턴을 해독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움직일 때 이루어지는 뇌혈류의 흐름을 기능적자기공명단층장치(fMRI)로 촬영해 해석한 후 로봇에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자연스러운 뇌활동의 해독을 통해 로봇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연구팀은 가위바위보 실험에서 85%의 성공률을 보였다.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하면 뇌혈류의 패턴을 해독한 컴퓨터가 ‘손가락 로봇’에 지시를 내려 그대로 따라 하게 하는 실험이다. 혈류변화의 측정 등에 시간이 걸려 로봇의 움직임이 7초 늦게 이루어지는 등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았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순간적으로 뇌혈류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각만으로 로봇을 움직이는 상상 속의 기술이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과학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기술의 활용 범위는 광범위하다. 생각만으로 켜지는 TV, 텔레파시로 통화할 수 있는 전화, 키보드와 핸들이 필요 없는 컴퓨터와 자동차 등 적용 대상은 무한하다. 인간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로봇 병사 등 군사기술로 응용될 우려도 많다. 연구팀은 우선 신체장애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우미 로봇의 개발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5~10년 내에 혼다의 인간형 로봇 아시모를 이심전심으로 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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