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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 취소 통보 하루만에 北 "내달 경추위에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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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운행 취소 통보 하루만에 北 "내달 경추위에 동의"

입력
2006.05.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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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남북 열차 시험운행이 무산된 지 하루 만인 25일 북측이 남북대화 의사를 밝혀왔다. 열차 시험운행 취소 사태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는회담이 열리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따진다는 입장이어서 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우리가 22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12차 회의를 6월 1∼4일 제주도에서 개최하자고 제의했는데 북측이 오늘 이에 동의하는 전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북측이 다만 회의일자를 6월 3~6일로 하자고 수정 제의, 정부 입장을 검토한 뒤 다음주에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25일 오전 북측의 제의를 받고‘대화에 응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해 고심했다. 북쪽의 처사에 대한 섭섭함, 남쪽의 여론 역풍에 대한 부담,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 등이 혼재된 채 논의가 계속됐다.

결국 정부는 일단 현재의 남북관계 틀은 유지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호의적인 북한 내 온건파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대화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북한 군부의 남북관계 제동 걸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북미갈등으로 한반도정세가 어지러운 상황에 남북관계마저 꼬여서는 안 된다는 현실론이 지지를 받은 듯 하다.

일단 경추위가 열리면 북측이 1년전부터 계속해서 요구했던 의류, 신발, 비누 제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 제공문제와 18차 장관급 회담에서 제기된 쌀 50만톤 지원 문제 등을 다루게 된다.

남측은 그 동안 실무접촉에서 대북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경추위가 열린다면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경추위에 나오도록 유인책을 썼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대북 지원에 대한 입장도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의 책임을 묻는 남쪽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선뜻 지원을 약속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열차 시험운행과 대북 지원은 사실상 패키지 성격이었다. 따라서 회담이 열리면“철도 시험운행도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경공업 원자재, 쌀차관 등을 지원할 수 있겠느냐”고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북측이 남측의 반발 여론에 영향을 받아 시험운행에 관한 북측의 군사보장 약속을 들고 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경우 북측의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이래저래 별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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