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IT산업 육성을 위해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
스티브 발머 MS 사장은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6’에 참석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3,000만달러를 투자해 최소한 5개의 한국 중소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고 세계 정상의 개발 능력을 갖춘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1,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웹엔지니어링 랩과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을 위한 ISV 임파워먼트 랩을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해당 기구는 지난해 무선통신 기술 연구를 위해 국내에 설립한 모바일 이노베이션랩과 함께 MS 이노베이션 센터(MSIC)를 구성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로 명명된 MS의 국내 투자계획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윈도XP’와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분리 결정에 대한 불복 소송을 진행중인 시점에서 발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머 사장은 “이번 투자는 한국의 IT혁신을 위한 것일 뿐, 공정위 결정과 전혀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MS는 정보통신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적극 협력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투자는 한국내 반MS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위한 유화 제스처라는 시각도 있다.
정통부와는 유비쿼터스의 핵심인 홈네트워크, 차세대 인터넷, 모바일, 텔레매틱스, RFID 등 5개 분야에 걸쳐 향후 3년 동안 60개 소프트웨어업체를 선정해 각종 기술지원을 해주기로 협의한 점이 중요한 성과로 꼽힌다. 이 가운데 5개 업체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교육부와는 초ㆍ중ㆍ고교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IT 교육을 실시하고 10개 우수 대학 졸업자 1,000명에게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제공키로 했다.
한편 발머 사장은 디지털 기기가 만들어낼 미래 세계의 모습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청중이 필기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10년 후 디지털 변혁이 현실화하면 종이가 필요없게 될 것”이라며 “물리적 회의와 비슷한 수준의 사이버 회의와 언어와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검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SW)가 다수의 기기 위에 상존하는 세상의 도래를 예언했다. 발머 사장은 “과거 SW가 PC 등 단일 기계상에 있었다면 이제는 SW가 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시대”라며 “미래에는 SW가 지능형으로 발전해 디지털 기기에 스스로 설치, 업데이트될 것이며 음성 인식, 자연언어 인식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기기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러 기기가 PC나 휴대폰, TV 등 단일기기로 통합되는 트렌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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