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형 MBA "튀어야 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형 MBA "튀어야 산다"

입력
2006.05.25 23:59
0 0

‘차별화한 경영전문대학원(MBA)이 아니면 살아 남지 못한다.’

9월 학기부터 선을 보이는 9곳의 한국형 MBA 개설 대학들이 질 높은 프로그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년 과정에 3,000만원이 넘는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을 수밖에 없고, 교육인적자원부도 벌써부터 MBA를 평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주위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해당 대학에서는 “MBA전쟁이 시작됐다” “직장인이 대부분인 학생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22일부터 원서접수를 받고 있는 한 대학 관계자는 “한국형 MBA는 기존 특수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실무중심의 고품격 프로그램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이 내놓은 MBA 프로그램은 크게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00% 영어강의(글로벌 MBA과정 기준), 실무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사례중심 교육, 외국인 교수 및 외국인 학생 유치 등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차이점이 있다. 1년짜리 글로벌 MBA과정을 운영할 서울대의 경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일류기업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영과 특정 브랜드의 발전 과정 등을 토론 중심의 강의로 진행해 수강생들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유명 MBA를 흉내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한국의 사례와 글로벌 관점을 접목시켜 강의한다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는 또 MBA로는 드물게 미국 듀크대와 복수학위 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듀크대가 요구하는 학점을 이수하는 학생에게 이 학교 석사학위를 주도록 하는 것이다.

고려대는 글로벌 MBA과정 강의에 한해 국내 학생과 외국 학생이 공동 수강토록 했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경쟁심이 생기고 외국의 경영사례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게 학교 측의 생각이다.

연세대 일반MBA는 영어강의와 현장교육이 눈에 띈다. 5과목 이상의 영어강의 수강이 필수이며, 2주 동안 세계 주요 나라 산업현장을 돌며 실무를 익히는 글로벌 익스피어런스 트립을 준비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다수 학생이 실무경험이 있겠지만 무경력자는 별도 관리해 뒤쳐지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학기당 수업료가 1,150만원으로 학비가 가장 비싼 성균관대 SKK GSB는 아예 기업과 연계한 수업을 내걸었다. 에버랜드 제일기획 등과 금융 및 전략, 마케팅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2년 과정동안 학생들이 이들 기업의 직원이 되는 셈이다. 여대로서는 유일하게 MBA를 개설한 이화여대는 CEO센터와 멘토 지도 교수제를 운영한다.

교육부는 한국형 MBA의 성패는 향후 평가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변기용 대학원개선팀장은 “학사운영이 자율화함으로써 교육의 질 문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육여건 및 졸업생 진로 등 평가결과를 공개해 수요자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한국형 MBA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9월 수업을 시작하는 9개 MBA는 22일부터 내달 말까지 학생을 모집한다.

한편 교육부는 25일 설립자 소유의 건물이나 땅이 없이 임차시설로도 MBA를 설립할 수 있는 내용의 고등교육법시행령 및 대학설립ㆍ운영규정 개정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일반 대학이 아닌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들도 MBA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