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부족 사태가 우려되는 일본에서 대기업이 정년제 폐지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맥도널드는 24일 자사의 ‘60세 정년’ 규정을 철폐한다고 발표했다. 4월부터 소급 실시하며, 중도 채용 시에도 적용한다.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團塊)세대의 정년퇴직을 ‘2007년 문제’로 규정하는 등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 온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 기업의 고용 연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매출이 3,000억엔(약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기업이 정년의 연장이 아니라 폐지를 선언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60세 이상 사원에 대한 퇴직금과 급여체계, 근무형태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로써 이 회사의 정사원 5,000여명은 앞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한 평생 일할 수 있게 됐다. 13만 명에 이르는 아르바이트 직원들도 나이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졌다. 지금도 82세의 여성이 도쿄(東京)의 점포에서 근무하는 등 이 회사는 2,500여명의 고령자를 임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이 회사가 받을 경제적 부담은 당분간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 내에 60세에 이르는 정사원은 5명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본사인 미국 맥도널드에도 원래부터 정년제가 없기 때문에 철폐 선언이 무리 없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하라다 에이코(原田泳幸) 사장은 “사원의 능력과 나이는 관계가 없다”며 “정년제로 사원이 회사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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