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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타면… 이쯤 살면…" 광고 명품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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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타면… 이쯤 살면…" 광고 명품 마케팅

입력
2006.05.2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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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신문을 사려 돌아섰을 때,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에서 너의 모습을 발견’하는 첫사랑과의 재회는 이제 너무 구저분한 걸까.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가 나온 지 16년.

첫 사랑과의 우연한 만남을 소재로 한 ‘스토리 광고’ 두 편이 고도 소비자본주의 시대의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명품 마케팅’을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과 접목시키며 우리 안의 현시욕을 자극하는 현대차 그랜저와 삼성 아파트 래미안의 TV 광고가 그것.

나나 무스쿠리의 ‘트라이 투 리멤버(Try To Remember)’를 배경으로 회전문에서 우연히 만난 중년의 첫사랑 남녀를 소재로 한 그랜저 광고는 그랜저를 타고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여자의 “참 많이 변한 당신, 멋지게 사셨군요”라는 독백을 통해 ‘그랜저 = 사회적 성공’이라는 인식을 각인한다. 회전문을 통해 눈빛으로 안부를 물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랜저를 타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는 안심과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23일 방송되기 시작한 삼성 래미안은 영화 같은 영상의 연작 시리즈로, 애인 사이였던 장서희와 김성수가 10년 후 래미안 아파트에서 재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각자 다른 길을 갔지만, 래미안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미루어 서로의 생활 수준을 짐작하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애틋한 추억을 회상하는 스토리다.

광고를 기획한 제일기획의 박정호 AE는 “업계 최고의 고가 아파트이기 때문에 거주자와 거주 희망자들에게 배타적인 행복감을 줄 필요가 있다”며 “이게 좋고 저게 좋다고 선전하기보다, 명품 브랜드답게 브랜드 안에 숨겨진 스토리나 신비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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