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월마트 코리아 인수로 유통업계 지존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롯데그룹의 향후 반격카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등을 포함해서 유통업계 1위를 고수해온 롯데로서는 지난달말 까르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데 이어 불과 한달 사이에 월마트 코리아마저 신세계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수성방안을 놓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라이벌 신세계는 당장 월마트코리아 인수로 유통부문 매출에서 롯데를 추월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유통부문(㈜신세계, 광주신세계, 프랜차이즈 이마트, 중국이마트) 매출액은 9조3,822억원(지난해기준)으로 롯데그룹 유통부문(롯데쇼핑, 롯데역사, 롯데미도파)의 외형(9조8,946억원)보다 다소 뒤졌다.
하지만 신세계가 22일 월마트코리아(매출 8,217억원)를 기습적으로 인수하면서 유통부문 전체 외형이 10조2,039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 롯데를 따돌리게 된 것. 롯데는 한달 사이 벌어진 2차례의 대형 인수전에서 잇따라 탈락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할인점 분야에서도 2위 자리를 놓고 삼성태스코홈플러스, 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와 힘겨운 싸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롯데는 유통지존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 현재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중소 유통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롯데의 그랜드백화점(매장수 7개, 매출 4,500억원)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랜드백화점측은 “2000년 강남점을 롯데에 헐값 매각했던 아픔이 있는 만큼 무리하게 팔 생각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롯데는 소규모 ‘먹잇감’에 대해서는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롯데역사가 이번 주 충북청주백화점을 인수하는데 이어, 롯데마트도 내달초 실시되는 한국까르푸 야탑점 경매에 과감한 베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연말까지 12개의 신규점포를 개점한다는 전략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상장을 통해 조단위의 ‘실탄’을 확보한 만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백화점 등에 대한 공격적인 사냥으로 업계 정상을 탈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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