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부동산 버블(거품) 논쟁에 대해 “버블이냐 아니냐, 버블이 크냐 작냐를 떠나서 부동산 시장 가격은 너무 걱정스러울 만큼 올랐고, 앞으로는 초과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정 보좌관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한국 상장기업 해외투자설명회(IR)에 참석한 후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시장 참여자들이 최근에야 이런 상황을 실감하고 있다”며 “금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설명회에서 왜 한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는지 묻는 외국인 투자자의 질문에 “일본의 예에서 보듯이 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경제에 손상을 줄 수 있고, 부동산버블은 빈부 양극화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답했다.
정 보좌관은 재벌들의 상속세 완화 요구에 대해서는 “제대로 상속세를 낸 적이 없는데 상속세율을 낮출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한전선을 제외하면 기업들이 상속세를 제대로 낸 적이 없다”며 “세금을 이리 빼고, 저리 빼고 변칙상속을 하는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가계자산에서 부동산과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 대 2로 대부분의 나라들과 정반대인데, 여기에는 ‘부동산을 가지면 반드시 돈을 번다’는 절대적 믿음이 깔려있다”며 “이런 믿음을 고치는 게 중요한 정책 과제이고 그 시발점이 8ㆍ31부동산대책”이라고 말했다.
하년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23일 부동산 가격이 50%까지 떨어져도 금융회사 들이 담보비율을 유지할 수 있어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이날 한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은행권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지난 2002년 70% 수준에서 현재 52.1%까지 낮췄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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