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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미·신고은 "아이디어? 수다 떨면 바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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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미·신고은 "아이디어? 수다 떨면 바로 나와요"

입력
2006.05.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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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기자 세계를 풍자했는데, 그날 취재 하러 온 한 기자가 처음에는 웃다가 마지막엔 표정이 굳어져서 나가더라구요.”

KBS2 ‘개그콘서트’의 ‘문화살롱’은 수위가 아슬아슬한 풍자 코미디다. 진행자 ‘신마담’ 역의 신고은(22)과 초대 손님으로 나오는 정경미(26)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는 척’ 하는 사람들을 비꼰다. ‘있어 보이려고’ 인기 영화에는 무조건 별 2개만 주는 대중문화 평론가, 연기력 없이 예쁜 얼굴 하나로 버티는 배우 등이 모두 조롱의 대상이다.

두 사람은 코너 특성상 항의도 많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풍자로 응수한다. “우리가 풍자하는 대상은 좀 ‘있는’ 분들인데, 그 분들은 코미디 잘 안 보시나 봐요.” 오히려 앞으로 더 독하게 비판하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낸다.

이들이 풍자 코미디에 애착을 보이는 데는 독특한 인연도 한 몫 했다. 2003년 KBS코리아의 ‘한반도 유머 총집합’에서 강유미와 함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콩트를 선보인 정경미에게 개그맨 지망생이던 신고은이 팬레터를 보낸 것이 계기가 돼 의기투합한 이들은 ‘폭소클럽’을 거쳐 지난해 KBS 공채 코미디언(20기)에 나란히 선발됐다. 6개월여 무명 생활의 설움을 딛고 탄생한 ‘문화살롱’에서 연기력이 좋은 정경미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초대 손님을 맡고, 순발력이 뛰어난 신고은이 정경미를 공격하는 사회자로 역할 분담을 했다.

풍자를 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다. 교육열이 지나친 극성 어머니를 풍자하려고 “캠퍼스에 돈을 처바르고 대학에 보냈다”는 표현을 썼다가 통쾌하다는 반응과 함께 너무 과격하다는 질책도 받았다고 한다. ‘개콘’의 주 시청층인 초등학생들이 “너무 어렵다”고 항의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있었다. 열성팬이 많은 인기 가수, 종교인 등 “건드릴 수 없는” 직업이 적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개그우먼에게 세태 풍자만큼 좋은 장르가 없다고 말한다. “분석하고 디테일 하게 잡아내는 건 여자들이 잘하잖아요. 풍자 코미디는 ‘여자니까 못한다’는 말을 안 들어서 좋아요.” 아이디어 회의도 여성 작가와 신나게 수다를 떨다가 서로 “맞아, 맞아” 하며 손뼉을 치는 얘기를 골라 살을 붙이는 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처럼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리얼리티 쇼를 비롯해 앞으로 이들의 입담 도마에 오를 대상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건 따로 있단다. “개그맨 하고 PD는 어떻게 풍자할 수 없을까요?” 정말, 인생이 풍자인 아가씨들이다.

사진 김주성기자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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