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2일 지방선거 판세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등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가고 있다.
유정복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박 대표에게 당 상황과 지방선거 수도권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박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기 전에 “대전은요?”라며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대전시장 선거 상황부터 물어봤다고 유 실장은 밝혔다.
전날까지 신문, 방송을 일절 차단했던 것과 달리 박 대표는 오전 내내 병실에서 조간신문을 읽으며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특히 신문이 대서 특필한 피습 사건 관련 기사를 보고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의 염려가 크신 것 같다”며 “염려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고 유 실장은 전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여전히 입을 움직이면 통증이 느껴져 두유, 미음 등을 빨대로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있다. 작은 소리로 말할 수는 있지만, 병원측의 자제 권유에 따라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회복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박창일 병원장은 “진통제가 필요할 경우 드시라고 했지만, 박 대표가 ‘참을 수 있을 데까지 참아보겠다’고 말했다”며 “박 대표가 어제부터 마음의 평온을 되찾았고 상당히 안정된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탁관철 성형외과의는 오후 브리핑에서 “상처부위의 부기는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23일 일부 실밥을 제거하고 3일 후엔 실밥을 완전 제거할 것”이라며 “퇴원은 입원 일주일이 되는 27일의 상태를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운동 재개 방침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시 각 지역으로 내려가면서 이날 병원엔 몇몇 의원들의 모습만 보였다. 오전에는 강재섭, 김기춘, 박진, 원희룡 의원, 맹형규, 윤여준, 박세일 전 의원, 그리고 허남식 부산시장 후보 등이 병실을 찾아 유 실장을 만났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사흘째 병원을 찾았다. 그는 “침통하고 죄송스러울 뿐”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외부 인사로는 박홍 서강대 이사장과 손병두 총장,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 등이 병원을 찾았다. 박 총장은 접견실에서 3분간 박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했다.
최규하 전 대통령은 쾌유를 기원하는 난을 보내왔고,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이번 사건은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야만적 사건”이라고 쓴 친필 카드와 꽃를 보냈다.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 등 외교사절도 난과 꽃으로 위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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