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은 제주 지사 선거판세를 뒤바꿔 놓을 정도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지지도의 경우 사건 전 조사(19~20일)에서는 무소속 김태환 후보(36.0%)가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30.5%)를 앞섰지만, 사건 후 조사(21일)에서는 현 후보가 김 후보를 1.6%포인트 역전시킨 것이다. 현 후보가 앞선 결과는 각종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피습사건 이후 현 후보(32.4%)는 1.9%포인트 올랐고, 김 후보(30.8%)는 5.2%포인트나 하락했다.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도 사건 전 20.7%에서 16.9%로 3.8%포인트 빠졌다.
이는 박 대표 피습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독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적극투표 의사층에서 현 후보의 지지도는 피습사건 이후 31.2%에서 34.1%로 올랐지만, 김 후보의 지지도는 37.4%에서 32.6%로 하락했다.
피습 사건을 계기로 부동층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부동층은 사건 전 12.8%에서 사건 후 20.0%로 늘었다. 피습사건 이후 하락한 김 후보와 진 후보 지지도의 합이 9.0%로 부동층 증가와 비슷해 우리당과 무소속 지지층 일부가 부동층화 했음을 알 수 있다.
연령별로 보면 현 후보는 20대와 40대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현 후보는 20대에서 사건 전에 비해 8.7%포인트(31.4%à40.1%), 40대에서 6.4%포인트(27.5%à33.9%)가 올랐다. 반면 김 후보는 20대에서 11.5%포인트(38.4%à26.9%), 50대에서 10.9%포인트(41.7%à30.8%)씩 대거 빠졌다. 20대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큰 변화를 보인 것은 감성적이고 정보습득이 빠른 젊은 세대에게 피습사건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현 후보는 수도권과 충청 출신에서 상승폭이 컸고, 김 후보는 같은 지역에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 출신에서 현 후보는 사건 전 보다 11.2%포인트(29.0%à40.2%), 충청 출신에서는 무려 37.6%포인트(13.7%à51.3%)나 올랐다. 반면 김 후보는 각각 40.0%à28.8%(수도권), 42.0%à12.8%(충청)로 급락했다. 출신 지역별 표본수가 적긴 하지만 충청이 영남 다음으로 박 대표 지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직업별로느 농ㆍ임ㆍ어업 종사자의 사건 전후 지지도가 현 후보(26.1%à38.9%)는 크게 오르고 김 후보(46.3%à26.7%)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 대표 피습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17.8%)와 ‘어느 정도 알고 있다’(49.2%)는 등 인지도가 67.0%에 달했다. 사건 성격에 대해서는 ‘계획된 테러’(29.9%)라는 답보다 ‘우발적 사건’(40.8%)이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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