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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출산장려 기업생존 걸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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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출산장려 기업생존 걸린 일"

입력
2006.05.2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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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이금기(73) 회장은 국내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유명하다. 1960년 일동제약으로 입사한 이 회장은 76년 일동제약 부회장을 거쳐 84년부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96년부터는 계열사인 일동후디스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는 평소 전문경영인이 오너경영인보다 더 큰 책임감과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세계 최저 수준에 달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이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 회장은 우선 출산장려 차원에서 분유업계 최초로 50% 할인행사를 열기로 했다. 내달 1일부터 내년 5월말까지 1년 사이에 셋째 자녀를 낳는 가정에 대해 일동후디스에서 생산되는 산양분유, 트루맘, 뉴클래스 등 분유 전제품을 절반값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일동후디스 쇼핑몰인 마이베이비닷컴(www.mibaby.com)에서 구입할 경우 4만2,500원인 산양분유(800㎖)를 2만1,750원에 살 수 있다. 한 달에 5통 가량을 소화하는 가정의 경우 10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출산율 저하에 대한 기업의 책임은 기업의 존립과도 연결된다고 주장한다.

“출산율 저하 문제는 유아업계 뿐 아니라 기업 전체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이 회장은 “인구가 줄면 노동시장과 제품 서비스 시장이 모두 축소돼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할인 행사를 통해 회사측 영업이익이 1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출산율을 높이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결국 기업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또 10년간 불임으로 고생하다 최근 세 쌍둥이를 출산한 홍수한(29) 최영이(33)씨 부부에게 1년간 ‘트루맘 초이스’를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임신 초기 임산부의 건강을 염려한 의료진이 유산을 권고할 정도인데다 월수입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 세 쌍둥이를 출산한 것은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약 및 분유업계에서 이 회장은 다양한 성공신화를 일궈낸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입사 4년차인 63년 ‘체력은 국력’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영양제 아로나민 개발을 주도하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아로나민은 지금까지 2억3,000만개가 팔려 우리나라의 대표 비타민으로 자리잡았다.

96년 남양산업에서 아기밀을 인수, 일동후디스 회장을 겸직하기 시작한 이 회장은 아기전용 성장발육촉진제인 비오비타를 히트상품목록에 추가시켰다. 98년에는 부도위기를 처한 일동제약을 3년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고희에 접어들어서도 그의 신화는 식지 않고 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산양분유는 엄마들의 입소문만으로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는 산양분유의 도난사고가 빈번해, 매장에서 직원이 직접 판매하는 일도 있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이 회장은 “분유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모유보다 못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며 “대신 모유에 가장 가까운 분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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