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 동부에 자리한 옌볜(延邊) 자치구. 이곳 인구의 41%를 차지하는 ‘조선족’은 비록 국적은 중국인이지만 한국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고국 땅을 밟는 동포들이 늘면서 이제 서울 거리에서도 옌볜 사투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고, ‘옌볜 처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일일드라마(‘열아홉 순정’)가 등장하기도 했다.
방송 15주년을 맞은 KBS1 ‘아침마당’이 24~27일 나흘간 중국 옌볜을 찾아 재중 동포들과 함께 아주 특별한 아침을 맞는다.
옌볜에서는 남편을 ‘나그네’라고 부른다. 24일 1부에서는 아내 사랑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옌볜 나그네들을 만나본다. 한국에 돈 벌러 간 아내에게 ‘당신생각’이란 노래를 직접 지어 보낸 한금철씨, 짝사랑하던 아내에게 진달래꽃이 수놓인 목수건을 선물하고 평생 반려자로 삼은 김천일씨, 어린 시절 남편의 손풍금 반주로 인연을 맺은 리경화씨 부부 등이 출연해 이심전심 OX 퀴즈, 장기자랑 등을 통해 옌볜 최고의 원앙부부를 가린다.
‘여강자’는 옌볜에서 돌 위에서도 꽃을 피울만큼 강한 의지를 가진 여성을 일컫는 말. 2부에서는 역경을 딛고 성공과 행복을 거머쥔 ‘여강자’들의 사연을 들어본다. 남편이 사기를 당해 빚더미에 오르자 교원 직업을 버리고 명태건조 장사를 시작해 10년 만에 대규모 수출회사로 키운 강영애씨, 옌볜대 교수였던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진 뒤 간호와 생계를 책임지면서 방황하던 딸을 베이징사범대학에 보낸 장한 어머니 황미자씨 등이 출연한다.
3부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고부 갈등에 관해 얘기를 나눈다. 대부분 직업을 가진 옌볜의 며느리들은 시부모 모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고부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옌볜 고부들의 솔직한 속내를 들어본다.
27일 마지막 방송에서는 가족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7개 팀이 출연해 노래와 재치, 개인기 실력을 뽐내며, 옌볜을 대표하는 가수들과 설운도의 축하 공연도 이어진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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