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태국 총리가 22일 약 50일간의 ‘정치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공식 복귀했다.
탁신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 청사로 출근, 파타니 얄라 나라티왓 등 3곳의 남동부 이슬람 지역 폭력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치안 관련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총리 업무를 재개했다. 이 회의에는 탁신 총리의 부재 기간 동안 권한 대행이었던 칫차이 와나사팃야 부총리 겸 법무장관, 춤폰 만마이 국가정보국장 등 치안 책임 각료들이 참석했다.
19일 나라티왓주에서 이슬람 분리주의 테러 용의자 체포에 대한 보복으로 마을 주민들이 불교 신자인 초등학교 여교사 2명을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남부 이슬람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나라티왓주의 교사들이 수업을 거부, 100여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가는 등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탁신 총리는 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섬으로써 정치적 건재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탁신 총리는 야당의 보이콧 때문에 반쪽으로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했으나 지난달 4일 야권의 공세에 밀려 사임 발표를 하고 ‘무기한’ 휴가에 돌입, 한 달 이상 정계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총선 무효 및 재선거 실시 결정이 나온 뒤 탁신 총리의 총선 출마설이 나도는 등 이 달 들어 총리 업무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15일에는 정부 청사에 들러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대관 60주년 기념행사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반(反)탁신 시위를 주도해온 ‘국민 민주주의 연대’와 야권은 업무 복귀에 대해 “총리직을 연장하려는 술수”라고 비난하며 사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 이후 정치 혼란과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야권에 대한 비판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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