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급등과 미국의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 등을 배경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시장의 위험을 줄이고자 여러 지역과 테마 별로 분산투자를 해두었건만 분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동시에 모든 수익률이 급락한 것이다. 왜일까?
원인은 포트폴리오를 자산 별로 분산하지 않고 한가지 자산 내에서 상품 종류만 분산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를 나누려면 먼저 주식, 채권, 실물, 예금 등 4가지로 크게 구분되는 자산별로 분산해야 한다. 기본적인 자산 배분을 하지 않고 같은 자산군 안에서 상품을 아무리 다양하게 분산한다고 해도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4가지 자산은 서로 상관관계가 적다. 지난 5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 자산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자. 동일자산의 상관관계가 1일 경우, 주식과 채권은 -0.42, 주식과 부동산과 상품 등은 0.3 이하이고 채권과 상품은 -0.07로서 아예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거나 같이 움직여도 그 연관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른 자산을 섞어놓게 되면 각 자산간의 수익률이 상호작용하여 ‘대박의 횡재’는 없지만 ‘쪽박의 괴로움’은 피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포트폴리오는 원칙 없이 마구 자산을 섞어 놓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시장을 분석하여 가장 유망한 자산의 비중을 올리고 퇴조하는 자산은 비중을 낮추어 기대수익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 포트폴리오는 그 예측이 틀렸을 경우의 안전장치가 되는 것이다. 한가지 자산에 모두를 투자해서 공격적인 수익률을 거두는 것보다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목표다.
최근처럼 주식과 실물 관련 수익률이 높을 때 눈앞에 아른거리는 고수익의 유혹을 접고 바닥을 전전하는 채권과 예금상품에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금융기관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주식형 펀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모두 주식관련 상품만 가입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노련한 투자자는 안다. 시장은 항상 내 머리 꼭대기에 있고, 위험은 소낙비와 같이 갑작스럽게 습격해온다는 사실을. 그래서 항상 궂은 날에 대비해 우산 하나쯤은 준비해 둬야 한다.
신한 PB 분당센터 손민보 팀장 mb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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