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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포퓰리즘, 현재 인기는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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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포퓰리즘, 현재 인기는 거품"

입력
2006.05.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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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중남미 포퓰리즘 정권의 인기는 곧 식을 것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포퓰리즘 정권이 고유가로 벌어들인 돈을 당장의 인기를 위해 흥청망청 쓰고 있다”며 “경제 구조를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저버리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포퓰리즘 바람은 거세다. 그는 “가난한 이들을 돕겠다”는 이유로 서방 국가에 내주었던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권을 국유화했고 최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에콰도르까지 동참을 선언했다.

‘백인’엘리트 정치인들에 크게 실망했던 국민들은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 같은 나라 밖 인사들도 “(차베스의 등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중남미에서 들려온 가장 좋은 소식”이라며 치켜 세울 정도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빈곤층 비율은 여전히 40%대에 이르고 재정 상태는 나빠지고 있기에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시스템에 의지해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유지하기 보다는 자신의 군대를 앞세워 경제 체제를 이끌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잡지는 오히려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 등 중도 좌파 국가들의 성장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나라는 1980년대 후반 이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영 기업을 민영화하고 금융 시장을 개방하는 등 ‘워싱턴 컨센서스’ 라 불리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체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오히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최악의 재정 적자와 실업률에 시달려야 했고 빈부 격차는 더 커졌다. 여론은 들끓었고 급진 정치인들은 이 틈을 이용해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남미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대에 이르고 외채와 빈곤층 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중도 사회주의 국가들의 노력이 차츰 결실을 맺고 있다”면서 “중국, 인도 등 급성장하는 경제 대국에 대한 천연 자원과 공산품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도 상승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여건이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실패한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포퓰리즘의 값어치도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잡지의 설명이다. 특히 교육, 의료, 주택 등 과거 소홀했던 문제 해결에도 큰 비중을 두면서 민심도 좋아졌다.

잡지는 구리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차곡차곡 저축하고 있는 칠레는 미래가 더욱 밝지만 벌어들인 돈을 나라안팎에서 마구 써대는 베네수엘라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면서도 최악의 경제 상황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이지리아처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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