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거래만 하지 마시고 다양한 이벤트도 이용하세요.”
시중은행들의 각종 대 고객 이벤트 경쟁이 뜨겁다. 상품의 특성보다 고객의 감수성을 자극해 수요를 이끌어 내는 이른바 감성마케팅의 일환. 무심코 흘려버릴 수 있는 초청 우편물이나 전화 한 통도 잘만 고르면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봇물을 이루는 이벤트는 음악회. 하나은행은 18~19일 연수원인 경기 수원시 하나빌에 고객 300여명을 초청해 숲속음악회를 가졌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세계적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PB고객 100명과 거래기업체 부부 100쌍이 모여들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문화적 욕구가 더욱 다양해지고 고급화되어 금융과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이벤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가을에도 고객들을 초청하는 숲속음악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통합은행 출범 기념 사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서울 심포니오케스트라, 성악가 김동규, 뮤지컬 명성황후의 이태원, 가수 이문세와 유열 등이 출연해 정통 클래식에서부터 뮤지컬ㆍ퓨전ㆍ가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같은날 하나은행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로 고객을 초청해 캣츠, 페임, 아이다, 미스사이공 등 뮤지컬 하이라이트 공연인 갈라콘서트를 개최했다. 공연에 앞서서는 전문가들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및 해외펀드상품에 대한 전망을 강의하는 자산관리 세미나도 열렸다.
이 달 초에는 국민은행이 불우청소년과 고객자녀 4만여명을 초청,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청소년사랑 콘서트’를 가졌고, 외환은행도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를 협찬해 고객들을 초청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강권석 행장의 중학 동창인 조용필 씨의 콘서트에 우수 거래고객 등을 초청해 중ㆍ장년층 고객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결혼 적령기를 맞은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한 맞선 이벤트도 유행을 타고 있다. 하나은행은 20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8번째 맞선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와인 파티를 비롯해 음악회 및 뮤지컬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공됐다. 은행 측은 “그동안 맞선행사로 결혼에 골인한 커플이 벌써 12쌍일 만큼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맞선행사를 위해 은행권 최초로 결혼정보업체 커플매니저까지 영입한 신한은행도 지난달 말 ‘2회 폴링 인 러브 파티’를 가졌다.
취향에 맞는다면 각종 이색 이벤트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신한은행은 13~14일 PB고객 부부 15쌍을 초청해 충남 공주시 마곡사에서 ‘산사 체험 템플 스테이’ 행사를 가졌다. 또 연간 4회에 걸쳐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문화답사여행, 고향의 향수를 찾아 떠나는 농촌체험, 신년 해돋이 체험 등 계절마다 다양한 이색문화체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야생화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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