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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피습/ 전화걸어 朴대표 유세일정 확인 치밀하게 범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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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피습/ 전화걸어 朴대표 유세일정 확인 치밀하게 범행 계획

입력
2006.05.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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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지충호(50)씨의 범행 동기는 무엇일까. 지씨는 경찰에서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15년 가까이 실형을 살았다”고 진술, 1차적으로 장기 복역에 대한 억울함이 동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범행 대상으로 박 대표를 지목한 이유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범행 동기와 당일 행적

지씨는 20일 오전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유세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한 뒤 인천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왔다.

신촌 로터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30분께. 지씨는 곧장 유세현장인 신촌 H백화점으로 이동해 부근 문방구에서 500원짜리 문구용 커터칼을 구입했다.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찰은 21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지씨가 전과 8범으로 14년 4개월간 교도소에서 복역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장기간 실형을 살았고 관계기관에 진정을 내도 도움을 받지 못해 억울한 마음에 혼자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씨는 그러나 “단지 신체에 상처를 내려는 생각이었을 뿐 살인 청부업자도 아닌 내가 일부러 얼굴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경찰에서는 말할 수 없다”며 묵비권을 행사하다가도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큰 소리 치는 등 횡설수설했다.

지씨는 “왜 하필 한나라당 박 대표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씨가 지난해 12월에도 한나라당이 개최한 집회에서 폭력을 휘둘렀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행 배후 있나

경찰이 지씨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1차적인 범행동기로 설명했지만 한나라당과 박 대표 지지단체 일각에서는 지씨 범행에 조직적 배후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점이 근거의 하나다.

박 대표 지지자들은 “경찰이 지씨의 계획적인 범행수법을 알고도 이번 범행을 우발적 선거폭력으로 몰아가는 것은 수사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20일 유세현장에서 지씨의 범행 뒤 3~4명이 이를 독려했다는 진술도 다른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한다.

지씨의 범행 직후 마이크를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체포된 박모(52)씨는 사건 당일 낮 12시 초등학교 동창생 자녀 결혼식에 참석한 뒤 유세현장 인근 식당에서 동창들과 술을 마시고 혈중 알코올농도 0.137% 상태에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씨는 2004년 3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지난해 1월까지 정기적으로 당비를 납부한 기간당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돼 정치적 해석을 낳을 소지가 있다.

경찰은 지씨와 박씨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고 진술하고 거주지나 출신 연고 등이 달라 유사점을 밝혀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공범 가능성에 대해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늑장대응 논란

한편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의 늑장대응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과 박 대표 지지자들은 “사건 발생 30분 만에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을 비난했다.

그러나 경찰은 112 신고 기록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파악되는 출동 기록에 따르면 오후 7시 35~38분에 최초 신고가 접수됐고 오후 7시 47분에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순찰차 출동장소가 현장에서 1.5㎞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교통혼잡으로 112 최초 신고 뒤 12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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