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5ㆍ31 지방선거 유세 중이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공격한 지충호(50)씨는 교도소에서 장기 복역한 데 대한 불만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왜 하필 박 대표를 공격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박 대표 피습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1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지씨가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15년 가까이 실형을 살았고 관계기관에 진정을 내도 도움을 받지 못해 억울한 마음에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전과 8범으로 14년4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지씨는 그러나 박 대표를 겨냥한 이유는 밝히지 않아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단순히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제1야당 대표보다는 불특정 다수나 공공시설 등이 더 접근이 쉬운 범행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씨의 범행 배후 등을 놓고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또 현장에서 난동을 부리다 지씨와 함께 체포된 박모(52)씨는 2004년부터 매달 2,000원씩 열린우리당에 후원금을 낸 기간당원인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지씨와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정부는 이날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검ㆍ경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부지검에 설치된 합수부는 검사 5명과 검찰수사관 10명, 경찰 수사관 등 38명으로 구성됐다. 합수부는 지씨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20일 오후 7시 45분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박 대표는 응급의의 상처 확인을 거쳐 오후 8시 15분 수술실에 들어갔다. 봉합수술은 오후 9시 15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박창일 병원장은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경정맥, 경동맥과 안면기형을 낳을 수 있는 안면신경을 가까스로 비켜갔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약 1주일 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박 대표는 20일 오후 7시20분께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유세장에서 연단에 오르던 중 지씨가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오른쪽 얼굴에 길이 11㎝, 깊이 1~3㎝의 자상(刺傷)을 입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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