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그룹간 현대상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1일 인천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열린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장남 조원태부장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자리에서“(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의원과의 화해가 쉽지 않을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또“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곧찾아 뵙겠다”고 답해 조만간 정회장을 만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현회장은 이날 오후 해명자료를 통해“집안 어른인 정 회장을 면회하겠다는 것이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내용 때문에 만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해“이는 현 회장의 개인적 뜻”이라며“정 회장은 2년전 현대그룹과 KCC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철저히 중립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영어(囹圄)의 몸이 된 정 회장이 두 그룹간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상선 경영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현대차측의 주장이다.
현 회장은 이어“20일 저녁 9시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1주기 제사가 열린 서울 성북동 고인의 자택에서 정 의원을 만났으나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서“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상선 지분매입은 명백히 현대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맞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동생인정의원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여전함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 회장과 정 의원간의 만남은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 이후 거의 한달만에 첫 회동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어색한 조우’는 만났다는 사실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현대측과 현대 중공업측의 설명이다. 현대 관계자는“두 사람이 어색한 목례 정도만 나눈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