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1일 입원중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은 채 안정을 취했다. 박 대표는 전날 밤 수술을 마친 뒤 이날 새벽 병실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여동생 서영씨를 접견하느라 새벽3시께 잠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박 대표는 이날 수술부위 소독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시간 수면을 취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박 대표는 빨대를 이용해 미음을 몇 모금 마셨을 뿐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해 계속 링거를 맞고 있다.
현재 수술 부위는 적지 않게 부어 올랐으며 압착용 살색 반창고를 부착한 상태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기 힘들어 작은 소리로 말할 수는 있지만 웃을 수 없다고 한다.
한 측근은 “당분간 외부인사는 만나시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박 대표가 조만간 병실 안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동생 지만씨가 조카 세현군을 병실로 데려왔다.
지만씨는 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누나가 조카를 보고 싶다고 해서 데리고 왔는데 조카를 보고도 웃지 못해 참 안쓰러웠다”며 “부모님도 테러와 폭력으로 잃었기 때문에 사고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표는 사고 후 병원 응급실까지 이동하는 동안 직접 손가락으로 상처부위를 압박해 지혈했다는 후문이다. 사고 직후 박 대표를 태운 차량은 교통 정체에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의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고 지점인 신촌로터리에서 병원에 도착하는 데 무려 20여분이나 걸렸다.
병원에 들어와서도 입구를 찾지 못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뒷 좌석에 차분히 앉아 오른손으로 상처 부위를 눌러 지혈을 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박 대표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 상처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압박, 그 나마 피가 많이 흐르지 않았다”며 “병원에서 처음에는 박 대표가 뺨을 맞아서 온 줄 알 정도로 지혈이 잘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후 응급실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유정복 비서실장에게 “저 때문에 많이 놀라셨죠”라고 말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수술 후에는 병실로 옮겨져 1시간 가량 잠을 자고 깨어나 웃는 표정으로 “죽을 뻔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이 전했다. 한 측근은 “박 대표가 워낙 큰일을 많이 당해봐서 웬만한 사건이 터져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진들도 “마취가 풀려 통증이 심할 텐데 고통 호소 한번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의지가 대단하다”며 “수술 후와 회진 중 의료진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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