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죽으면 아내와 두 아들은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외면할 수가 없었어요.”
박정홍(39) 사람과미래 대표는 어린이날 기념 에어쇼 도중 산화한 고 김도현 소령의 소식을 접하고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 사흘 뒤인 어버이날 울산 빈소를 찾아가 “고인의 두 아들 건우(4), 태현(3)군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모두 대겠다”는 약속했다.
그의 선행은 뒤늦게 알려졌다. 박 대표는 “나 역시 장교 출신이고 10살, 11살 연년생 아들들이 있다”고 말했다. 육군3사관학교를 나와 대위로 예편한 그의 마지막 군 근무지도 김 소령이 근무했던 원주였다. 무엇보다 그를 감동시킨 건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김 소령의 희생 정신이었다.
박 대표는 김 소령의 유족과 출신고인 울산 학성고 동문회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학자금 지원 약정식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부동산 사업으로 번 돈을 의미있는 일에 쓰게 돼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소속 조종사였던 김 소령은 지난 5일 수원 공군비행장에서 어린이날 기념 곡예비행 중 원인불명의 사고로 추락해 현장에서 숨졌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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