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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인수 막판 수읽기

입력
2006.05.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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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예비실사가 마감되는 LG카드 인수전의 경쟁사간 막판 수읽기 싸움이 치열하다.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신한금융지주 뒤로 농협이 ‘토종자본론’을 앞세워 바짝 뒤쫓고 있고 외환은행 인수 실패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하나금융지주는 와신상담하며 판세를 주시하는 형국이다. 판매자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가격이 최우선 조건”이라고 밝힌 만큼 응찰 가격을 두고도 물밑 신경전이 만만찮다.

신한지주는 최근 이인호 사장이 “비은행부문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반드시 인수할 필요는 없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 했지만 금융권에서는 대체로 이를 ‘가격 낮추기 전술’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LG카드 인수로 인한 실보다 득이 많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인수에 적극적인 입장”이라며 “입찰의향서를 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의 최대 강점은 안정적인 자금조달 능력. 신한지주는 현재 2조8,000억원 가량의 출자한도 여유를 갖고 있는데다 ‘인수 유력설’을 접한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줄을 댈 정도여서 4조5,000억원 정도의 인수대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대근 회장의 구속으로 주춤하는 듯 했던 농협은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며 금융부문과 농촌경제 및 유통과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LG카드 인수는 국가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할 사안”이라며 “가격보다는 누가 인수해야 하느냐의 당위성 문제가 우선이며 그런 측면에서 농협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금조달도 단위조합과 연기금 등 외부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지주는 “아직 고민할 시간이 남았다”며 뚜렷한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막판까지 주요 경쟁자들의 동향을 살펴본 뒤, 상황에 따라 베팅을 할지 물러설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에 고배를 마신지 얼마 안 돼 LG카드 인수전에서도 패배하면 현 경영진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운신의 폭은 좁아 보인다.

산업은행은 예비실사 종료 후 인수후보들이 의사결정을 할 시간을 2~3주 가량 준 뒤, 6월 초ㆍ중순께 최종 입찰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하고 정밀실사와 세부협상 등을 거쳐 오는 8,9월께 최종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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