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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교권 교육계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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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은 교권 교육계 '시끌'

입력
2006.05.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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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급식과 관련해 항의하러 온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져 교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 단체들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교육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해당 학부모들을 고소, 고발하기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오전 8시30분께 청주시내 H초등학교에 이 학교 2학년 K(8)양의 어머니 등 5, 6명의 학부모가 찾아와 담임교사 양모(31ㆍ여)씨의 사퇴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학부모들은 “담임이 급식시간에 학생들에게 식사를 빨리 하도록 강요해 아이들이 토하거나 배탈이 나기도 했으며 식사 시간(15분)을 못 지키면 벌까지 줬다” 며 “아이들이 선생님이 무섭다며 학교에 가기 싫어할 정도였다” 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에 둘러싸인 양 교사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급기야 무릎을 꿇고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학부모들은 여교사의 사과에도 분을 풀지 못했고 곧바로 교장실로 달려가 양씨의 사표를 요구했다.

양씨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지켜본 동료 선생님들도 연신 탄식을 쏟아냈다. 학부모들은 지역방송사에 학교방문사실을 알려 이 과정을 촬영하게 했고 ‘무너진 교권’은 방송에 생생히 보도됐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찾아오기 전날 밤에도 양 교사의 집에 찾아가 항의했다.

양씨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건강을 챙기면서 방법상 잘못이 있었지만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은 없다”며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말했다.

759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이 학교는 식당이 비좁아 1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전 학년이 3개 조로 나눠 돌아가면서 식사를 해 학생들이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15분 정도에 불과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교총은 19일 학교 현장에 조사팀을 보내고 “여교사가 학부모의 과격한 요구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일이 발생한 것은 교권침해를 넘어 인권침해 범죄” 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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