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또 벌어졌다. 학무보가 교실에서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번번이 일더니 이번에는 청주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교사를 무릎 꿇리고 사퇴를 종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매사 어느 한 쪽을 일방 두둔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이번 일은 속사정이 어떻든 학부모들을 백번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이 입었을 정신적 상처와 선생님, 어른들에 대한 불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학부모들은 그토록 중히 여기는 제 아이 교육차원에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교사의 문제로 지적된 것부터 어처구니없다. 급식시간에 밥을 빨리 먹도록 심하게 다그쳤다는 것과 화를 많이 냈다는 것 정도다. 다소 불쾌하고 걱정스러울 수는 있지만 이렇게 교권을 짓밟을 만한 사안은 아니다. 교사의 자질에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다 해도 절차를 통해 조용히, 그야말로 교육적으로 처리해야 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일은 비뚤어진 제 자식사랑에서 비롯된 천박한 이기주의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교사에 대한 지금 우리 사회의 시각은 대단히 혼란스럽다. 직업적 안정성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 돼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스승의 날 논란에서 보듯 불신과 냉소도 뒤엉켜 있다. 모든 권위의 붕괴 속에서 교사에 대해서만 무조건적 존경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자녀의 바른 인격성장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예우마저 접어선 안 된다. 교육당국은 진상을 엄중히 가려 분명하게 경계(警戒)를 삼도록 하되, 학부모와 교사 학교 간에 평소 부작용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숙고해야 할 것이다.
교사들도 지나친 흥분은 자제하기 바란다. 교육사이트 등에 오른 학부모 비난글에는 비어 속어까지 섞여 진짜 교사의 글인지 의심스러운 것들도 적지 않다. 이번 일은 명백히 학부모의 잘못이지만 교사라면 스스로에게서 문제를 찾으려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격한 반응은 교권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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