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동향
‘버블론에 버블이(?)’
정부가 ‘버블 세븐’(최근 집값이 급등한 서울 강남 등 7곳)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면서 부동산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매수자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기대,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하지만 ‘버블 세븐’ 가운데 일부에서만 호가가 미미하게 빠졌을 뿐 대부분 단지들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세븐 버블 외에도 용산 등 버블지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주장하는 ‘버블론’에 버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조소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강남은 강보합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최근 매수세력만 급감했을 뿐 호가가 급락한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가격 문의 전화만 몇 건 있을 뿐 정부의 버블론 때문인지 시장이 조용하다”며 “하지만 집주인들이 여전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가 많은 지 급매물이 나오거나 호가가 내리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시범단지는 정부의 잇따른 버블 경고에도 불구,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범단지 일대는 대부분 평형이 연초보다 가격이 1억∼1억5,000만원 올라 32평형은 7억5,000만∼8억원, 48∼49평형은 1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62평형은 13억∼14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은행이 19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시세 동향 조사에서도 이번 주(5월15일 기준)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0.3%)보다 오름폭이 커진 0.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북지역 아파트값 상승률(0.4%)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메가톤급 시장 안정책인 8ㆍ31대책이나 3ㆍ30 대책으로도 부동산 가격을 못 잡았는데 관료들의 협박성 버블론 발언 정도로 시장을 잡을 수 있겠느냐”며 반문했다.
용산 동작구 등도 숨겨진 버블지역
청와대가 대표적인 버블지역으로 지목한 ‘버블세븐’ 외에도 버블지역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이남지역에서는 재건축 밀집지역인 강동구와 여의도로 대표되는 영등포구, 재개발사업이 한창인 동작구가 숨겨진 버블지역으로 꼽힌다. 한강 이북지역 가운데는 유(U)턴 프로젝트의 핵심인 용산구와 뚝섬 개발로 힘을 받고 있는 성동구, 새로운 신시가지로 개발중인 마포구 등 3곳이 있다. 수도권에서는 과천이 독보적이다.
이들 지역은 가격 상승 추세로만 보면 청와대가 지적한 ‘버블세븐’에 육박한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이후 올 4월까지 이들 7개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고 50%에 이른다. 과천의 경우 3년 2개월동안 평균 49.1%나 상승, 수도권 시 단위로서는 성남에 이어 두번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올들어 4개월동안 10.4%나 치솟았다. 강동구는 같은 기간 평균 47.1% 올랐으며, 용산구 역시 44.4% 급등했다. 여의도의 상승 영향으로 영등포구도 37.3%가 상승했고, 성동구(32.4%)도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을 넘었다. 동작구(24.5%), 마포구(23.0%) 등도 참여정부들어 많이 오른 지역이다.
반면 서울 강북권 가운데 일부 자치구의 경우 이들 지역 상승률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북구와 성북구는 참여정부 출범이후 고작 0.2%, 1.0% 오르는데 그쳤다.
김 혁기자 hyukk@hk.co.kr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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