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초부터 시중에 유통할 새 1만원권 지폐 도안을 18일 공개했다. 새 1만원권은 인물초상이 세종대왕으로 유지된 것 외에는 배경무늬와 소재가 모두 바뀌는 등 화려하게 탈바꿈했다. 크기도 대폭 줄었고 위ㆍ변조 방지 장치도 강화됐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우리의 과학적 우수성을 강조한 소재들이 대거 채택됐다. 뒷면의 경우 경회루가 없어지는 대신 조선시대 천문관측기구인 혼천의(渾天儀ㆍ국보 제230호)와 보현산에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광학천체망원경이 새로 등장했고 바탕무늬로 조선시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ㆍ국보 제22호)가 사용됐다.
앞면은 인물초상이 세종대왕 표준영정이 그대로 쓰였으나 용포무늬 대신 창호무늬가 배경무늬로 사용됐고 물시계 대신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제2장이 보조 소재로 채택됐다.
크기는 가로 148㎜, 세로 68㎜로 현재의 1만원 지폐보다 가로는 13㎜, 세로는 8㎜ 축소됐다. 색상은 녹색 계열을 유지하되 현재의 암록색에서 밝고 화려한 파스텔톤으로 바뀌었다.
위ㆍ변조방지 장치도 눈에 띈다. 앞면 좌측 중앙에 부착된 정사각형의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우리나라 지도와 태극ㆍ액면숫자(10000), 4괘가 번갈아 나타난다.
칼라복사를 하게 되면 이 같은 효과가 사라져 위조를 가리는데 효과적이다. 앞면 하단의 전통문양은 볼록 인쇄기법을 통해 비스듬히 비춰보면 ‘WON’ 글자가 나타나도록 했고 확대경으로만 식별가능한 미세문자도 지폐 곳곳에 배치됐다.
특히 세종대왕 옷깃에는 한글 창제 당시 28자모가 새겨져 있다. 또 뒷면 오른쪽 액면숫자는 특수 잉크를 통해 보는 각도에 따라 황금색에서 녹색으로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등 다양한 기법이 적용됐다.
새 1만원 지폐 도안은 지난해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확정돼 화폐도안자문위원회 회의와 조폐공사 실무작업 등을 거쳐 시제품이 완성됐다. 이달 12일부터 평판인쇄 작업이 시작됐으며 다음달 중순 완성품이 나온 후 내년 초부터 본격 유통될 예정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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