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분야에서 20세기를 대표할 인물을 꼽을 때 그 맨 앞자리에 세울 사람은 단연 파블로 피카소(1881~1973)다. 그는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후반 모더니즘이 포스트모더니즘에 자리를 내어줄 때까지 인간과 시대와 자신의 세계관을 5만여 점의 작품으로 유감없이 표현했다.
피카소는 인생의 시기마다 하나의 유파를 창시하다시피 했지만 전 작품을 놓고 볼 때 특정 유파로 분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체파 화가라는 딱지조차 그 거인적 면모 앞에서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피카소는 그저 피카소일 뿐이다. 같은 스페인 출신으로 20세기 건축의 금자탑을 이룬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이 그냥 가우디적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피카소를 서울에서 만난다. 한국일보사가 서울시립미술관과 공동 주최하는‘위대한 세기:피카소전’이 19일의 전야제 리셉션에 이어 20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에 온 피카소 작품은 모두 140여 점. 양적으로 풍성할 뿐 아니라 세계 20여 곳의 미술관과 재단, 개인소장자들이 대여한 알토란같은 작품들로 각 시기의 진면목을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판화 위주였던 그 동안의 국내 피카소전과 달리 이번 전시에서는 피카소가 일생을 통해 만난 사람들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볼 수 있다.특히 그가 사랑했던 여성들에 관한 그림을 전시한 코너가 마련돼 흥미롭고, 미공개작도 포함돼 궁금증을 더한다.
21세기도 어느덧 6년이 흐른 지금 지난 세기의 걸작이 얼마나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미래적인가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일보사는 이미 2004년 샤갈전을 통해 그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한 바 있다.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알고 있는 것을 그린다”고 말했던 피카소를 만나는 것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고 알게 해 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등 미래세대에게 피카소의 세계를 여행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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