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하고 서행하면 경적이 필요 없어요.”
개인택시 기사 박인식(58ㆍ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씨 차에는 경음기가 없다. 때문에 그는 경적을 울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그가 경음기 없이 택시를 몰기 시작한 것은 1990년 2월 개인택시를 지급받은 직후부터다. 17년째 클랙션 한 번 울리지 않고 택시 운전을 해온 셈이니 놀랍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면서 무분별한 경적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그는 과감히 경음기를 떼어낸 뒤 ‘경음기없는 사회를 만듭시다’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영업에 들어갔다. 이미 법인택시를 몰던 87년부터 그는 경적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3년여 동안 운전대 클랙션에 손을 대지 않는 훈련을 하기도 했다.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아이,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 등 경적이 필요한 상황도 많지만 그는 아직까지 가벼운 접촉사고 한 번 내지 않은 무사고 기사다. 철저하게 방어 운전을 하고 서두르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경음기가 없으면 양보운전, 방어운전을 해야 하므로 선진 교통문화를 저절로 이룰 수 있다”는 그는 “클랙션을 빵빵거리고 울려대는 것은 물론 요즘 차량들이 선팅을 하고 GPS를 다는 것은 운전자 자신의 마음을 어둡게 하는 행위"라고 역설했다.
박씨는 "80세까지 천직으로 아는 택시 운전을 하고 그 때까지 경음기 떼어내기 운동도 계속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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