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자동차가 정부 예산을 지원 받아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카의 양산 시기를 2년이나 연기하는 등 민관 연구협력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2004년부터 정부에 납품해온 하이브리드카 양산 일정을 대폭 수정했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 클릭 50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베르나 191대, 프라이드 121대 등 하이브리드카를 환경부 등 정부 기관에 공급했고 올해도 베르나 220대, 프라이드 160대를 납품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당초 2006년말에는 베르나와 프라이드의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양산할 계획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비용이 예상만큼 절감되지 않아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민간에 대한 시판을 2008년 말로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연기 결정은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와의 사전 합의 없이 이뤄져 산자부가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연구에 지난해 69억원, 올해 188억원, 내년에 531억원 등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양산시기 연기 결정도 산자부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민 수송기계산업과 과장은 “사전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현대차가 일방적으로 양산시기를 2년이나 늦추게 된 경위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은 현대차가 도요타를 추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정 회장의 공백이 표면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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