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을 감사중인 감사원은 18일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극비리에 소환 조사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당시 재경부 장관이었던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함께 2003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 당국자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감사원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김 부총리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며 "이 전 위원장은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을 최종 승인하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위는 재경부와 함께 외환은행 매각을 결정한 2003년 7월 '10인 회의'를 주도했다. 또 론스타와 같은 사모펀드에 은행을 팔 수 없다는 은행법이 문제가 되자 금융감독원에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재산정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감원은 외환은행과 조율 후 BIS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춰 보고했고, 금감위는 이를 토대로 외환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후 론스타에 매각했다. 감사원은 이 전 위원장이 이 과정에 개입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르면 이번 주말 김 전 부총리도 소환할 예정이어서 이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의 실체가 상당부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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