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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DJ 열차 방북 왜 꺼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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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DJ 열차 방북 왜 꺼리나

입력
2006.05.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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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차 방북에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북측은 17일 금강산에서 끝난 김 전 대통령 방북 관련 실무접촉에서 방북 수단으로 남측이 희망한 열차가 아닌 항공편을 고집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18일 “(열차 방북 성사 가능성에 대해) 비관하지 않고 있다”며 여지를 둔 데 이어 남북이 29일 이 문제를 다시 협의키로 했지만 열차를 이용한 방북은 사실상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북측이 난색을 표시한 것은 우선 노후한 철도시설 등 기술적인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정보센터장은 “철도 이용이 활발한 북한이지만 평양-개성 구간은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정도로 철도시설은 매우 낙후됐다”고 밝혔다.

경의선 북한 구간 중 25일 시험운행을 실시하는 군사분계선-개성 구간은 남측 지원으로 최신식 궤도가 설치됐다. 하지만 개성에서 평양 사이 약 160㎞ 구간은 주변에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는 탓에 물동량이 적어 관리상태가 허술하다. 노반이 부실해 시속 60㎞를 내기도 어렵다고 한다.

또 전철화 구간이어서 남쪽의 디젤기관차가 운행하기에 적절치 않다. 자동차를 타면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열차로는 4~5시간이 소요될 정도여서 고령의 김 전 대통령이 타기에 적절치 않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또 열차 운행을 위한 통신주파수, 신호시스템을 조율하고 터널이나 교량 안전점검을 위한 남측의 검측열차 운행을 허용해주는 것도 부담이 됐을 법하다.

점검과정에서 자신들의 곤궁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새삼 남측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간 화해기류에 다소 부정적인 북한 군부가 철도 방북에 제동을 걸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마음먹기에 따라 열차 방북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북측이 열차방북을 미끼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버티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단계별로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남측으로부터 뭔가 더 얻어내려는 예의 대남 전술이 작동했을 수 있다.

그래서 현실적인 절충안으로 김 전 대통령이 개성까지는 열차를 이용하고 이후 구간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평양까지 가는 방안이 제기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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