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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과 장관의 소통이 문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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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과 장관의 소통이 문제라니

입력
2006.05.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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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이 서울대 특강에서 정권의 정책결정 과정과 공무원의 자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국정 현안을 책임진 장관이 일을 풀려고 해도 최종 결정권을 가진 대통령과의 독대(獨對), 즉 단독면담이 힘들어져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결단을 못 내린다는 것이다.

특히 장관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남들이 모르는 얘기를 전달하고 싶지만 참여정부는 매사 협의체로 의사를 결정하는 바람에 대통령의 다른 생각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들은 임기 중에 골치 아픈 일들이 없기를 바라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님트(Not In My Term)’라는 병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이 회장 발언의 앞뒤를 보면 그런 어려운 여건에서도 할 일을 했다는 공치사를 하기 위해 사정을 과장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 해도 이 정권에서 일한 관료 중 유능했던 쪽에 속했던 그가 말한 것을 가볍게 흘릴 일은 아니다. 시장의 힘보다 이념을 중시하고 실물경기보다 지표경기를 앞세우는 정권의 오류와 독선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소위 ‘개혁 마일리지’ 등만 챙기는 방식이 본인들은 물론 국민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진정으로 반성할 좋은 계기다.

최근 정부가 공세의 소재로 삼은 부동산 꼭짓점론, 혹은 거품론을 보면 이 회장의 얘기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투기를 잡겠다며 온갖 정책을 쏟아내던 정부가 엊그제부터 난데없이 거품 붕괴가 임박했다고 야단이다. 좋게 해석하면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정점이고 각종 세금 폭격도 눈 앞에 와 있는 만큼 조심하라는 경고다.

하지만 정작 그런 거품을 누가 만들었고, 그 거품이 꺼지면 어떤 경제적 후폭풍이 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 “서울 산업대 총장 시절 예산을 따러 갔더니 사람을 세워둔 채 ‘총장들이 예산타령만 한다’고 핀잔을 주더라”는 이 회장의 고발에 문제의 알파와 오메가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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