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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말리아 군벌 비밀 지원

입력
2006.05.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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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994년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뒤에도 집권 이슬람 세력에 맞서고 있는 무장 군벌을 비밀리에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미국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이슬람세력이 장악한 임시정부측과 무력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무장 군벌들을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분으로 지원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2년 개봉된 영화‘블랙호크 다운’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소말리아에 대한 악몽을 갖고 있다. 미국은 1993년 10월3일 당시 소말리아 군벌인 아이디드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작전명:아이린)에 들어갔다. 한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당초 계획과 달리 다음날 아침까지 피나는 싸움이 계속됐다.

이 작전으로 미군 19명과 소말리아인 1,000명이 숨지는 치욕을 당한 끝에 특수부대원들은 파키스탄군의 도움으로 도망치듯 소말리아를 빠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미군 공격용 헬기 블랙호크 2대가 격추돼 조종사 한명은 포로가 됐고, 다른 미군 시신은 폭도들에 의해 시내 곳곳에 끌려 다니는 모습이 CNN 방송을 통해 방영돼 미국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한국군도 상록수부대가 유엔 평화군의 일원으로 파병됐다 94년 3월 철군했다.

인구 1,000만명, 면적은 63만㎢로 한반도의 3배 크기인 소말리아는 예멘에서 보트를 타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알 카에다의 아프리카 관문 역할을 해 온 의혹을 받아왔다. 미국은 98년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 대사관 테러에 개입한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소말리아에 은신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소말리아 부근 해상에서 동원호 선원들이 무장세력에 납치돼 지금까지 억류돼 있다.

조지 W 부시 정부는 2004년 10월 이슬람 정권이 임시정부로 들어서자 정부에 맞서고 있는 ‘반 테러연맹(ARPCT)’소속 군벌에게 자금을 지원, 소말리아에서 ‘이슬람-미국’의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월 전통 부족으로 구성된 군벌 연합체인 ARPCT는 임시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군벌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RPCT에는 90년대 미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던 군벌도 포함돼 있다.

임시정부측은 “소말리아 안정화하는 공동 목표를 위해선 미국이 임시정부와 협력해야 하는데 무장 군벌을 지원하는 것은 ‘위험한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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