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31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납세 실적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 적지 않다.
고액 재산가 후보자들 가운데 세금 납부 액이 턱없이 적은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유전무세(有錢無稅)’라는 비난이 그래서 나온다.
경기 평택시의원에 도전한 무소속의 강준희 후보는 100억원대 재산이 있으면서 지난 5년간 세금납부실적은 21만4,000원에 불과하다. 또 충남 천안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임필재 후보는 36억여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5년간 289만원만 냈다. 90억원대 재산가인 장현복 후보(구로구의회)도 세금 납부액이 800여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30억원 이상 재력가 가운데 5년간 납세 실적이 1,000만원 이하인 후보자도 17명이나 된다. 지난해 국민평균 세부담액은 124만8,000원. 5년 기준으로 624만원인데 이들 고액 재산가들은 지난 5년간 국민 평균 세부담액 안팎의 세금을 낸 것이다. 성실 납세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재력가들 중 ‘유전유세(有錢有稅)’의 성실납세자를 보면 유전무세 후보자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강준희 후보와 같은 평택시의원 선거에 나선 무소속의 한장희 후보는 38억여원대 재력가로 지난 5년간 5억8,916만원의 세금을 냈다.
또 서울시장 후보 중 재산순위 1위(165억여원)인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는 5년간 39억387만여원을 납부했다. 30억원 이상 재산가로 국민 평균 납세액의 5배가 넘는 4억원 이상 세금을 낸 후보자도 23명이다.
재산은 없으면서 세금을 낸 ‘무전유세(無錢有稅)’ 후보자도 7%나 된다. 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대표적이다. 강 후보의 재산은 마이너스 4억1,812만여원이다. 출판사를 경영한 전 남편의 빚을 떠안으면서 본인이 빚더미에 올라있다.
하지만 세금 납부액은 3억4,464만원으로 66명의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납세 상위 5걸 안에 든다.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와 법무장관으로 활동하며 낸 소득세다.
여수 기초의회에 출마한 민주당 이성수 후보는 재산이 마이너스 8억7,311만여원으로 강 후보보다도 빚이 더 많은 데도 지난 5년간 6,871만여원의 세금을 냈다.
이들처럼 재산이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세금을 낸 후보자는 827명이나 된다. 재산이 ‘0’인 후보자가 세금을 낸 경우도 물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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