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당국자들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4차 장성급회담 둘째 날 회의를 속개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새로운 서해상 경계선 문제가 걸림돌 이었다.
남측 차석대표인 문성묵(육군 대령)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서해상의 불가침경계선 문제를 국방장관 회담에서 협의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대해 북측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북측은 대신 “경계선 설정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번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남측은 또 실무접촉을 통해서라도 철도ㆍ도로 통행에 따른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의했지만 북측은 전날과 달리 해상경계선 설정 문제가 우선이라는 원칙적 입장만 반복했다. 지난해 수산실무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어로수역 설정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이 “경계선이 확정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원칙을 고수해 회담은 겉돌았다.
양측은 18일 이번 회담을 종료할 예정이지만 북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돌파구 찾기가 힘들 전망이다.
한편 정부 당국은 전날 북측이 제시한 새로운 경계선의 구체안이 서해상 충돌의 원인이 됐던 꽃게어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2004년 12월 웅도 아래쪽 어장을 포함한 NLL 남측 지역을 ‘경비계선’이라 주장하며 남측 어선과 경비선의 퇴각을 주장한 바 있다. 북측이 이번에 제시한 새로운 경계선은 경비계선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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