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거품 논란이 확산되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거품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혹시라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경우 당장 여신 자산 건전성 악화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감독 당국도 연초 대출금리 인하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대형은행에 대해서 집중 지도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금융권에서는 실제로 그간의 ‘부동산 불패론’ 일변도에서 벗어나 ‘부동산 거품론’에 에 동조하는 시각이 조금씩 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거품론에 대해 일부 동의한다”며 “특히 올 3월께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분당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거품의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을 감안할 때 부동산시장의 상승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으며 거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품론에 대한 시각은 달라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상승’쪽이 훨씬 우세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소폭 조정이 예상되나, 연말을 넘어서면 매물이 귀해지면서 강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최근 96명의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4.6%가 향후 3년간 부동산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논란과는 별개로 은행권은 시장이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총 대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자산 건전성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는 등 긴장을 조이는 분위기다. 최근 시중은행간 금리 인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도 주택담보대출로, 4월 중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조1,716억원이나 늘어났다.
금융감독원도 빠르면 이달 말부터 대출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은행들을 중심으로 대출 취급과정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해 집중 검사할 계획이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사전에 지도하는 차원”이라며 “현재 담보인정비율(LTV)이 투기지역 40%, 기타 지역 60%에 불과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은행 부실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호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상호저축의 전체 여신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13%에 불과하고 담보 부동산가격 대비 대출금액 비율도 평균 68%여서, 부동산시장이 30% 급락하더라도 부실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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