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세기-피카소’전 공식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전시장인 서울시립미술관은 17일 작품 설치 작업이 시작되면서 긴장과 흥분이 교차했다.
피카소 전시 작품 140점은 17일 파립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을 마지막으로 모두 서울에 도착했다. 피카소 전시 작품은 프랑스,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에서 따로따로 들어오는 바람에 10일부터 8일 동안 14차례로 나뉘어 한국으로 왔다. 또 작품당 평균가격이 43억원, 총 작품가만 6,000억원에 이를 만큼 이번 전시 작품 가격이 초고가인 점도 분산 반입의 이유였다. 항공사들이 초고가 미술품의 경우 항공기당 10점 이상 싣지 않기 때문이다.
피카소 전시 작품들은 공항 세관을 통과한 후 특수제작된 5톤 무진동 화물차로 운반됐다. 고가 미술품 운반에 사용되는 무진동 화물차는 특수바퀴가 장착돼 있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데, 주행중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전시장인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옮겨진 피카소 전시 작품들은 미술관내 수장고에 보관되기 전 작품 점검을 받았다. 작업은 이번 전시 커미셔너인 서순주(45)씨가 맡았다. 그는 작품이 출발하기 전 소장처가 발행한 ‘컨디션 리포트’ 내용과 작품을 일일이 대조하며 손상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세밀하게 점검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씨는 전시장을 피카소의 연대기와 테마에 따라 8개의 섹션으로 꾸며 작품을 배치했다. 8개의 섹션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피카소의 여인들. 피카소가 생전 사랑한 7명의 여인 중 ‘게르니카’ 시대를 함께 한 사진작가 도라 마르, 여섯 번째 연인 프랑수아즈 질로, 피카소가 마지막을 함께 한 자클린느 로크 등 3명을 테마로 한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 관련 10~20점씩을 걸었다.
또 작품 경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인 ‘1960년대’와 ‘마지막 시기(1968~73)’등을 따로 준비했다. 이밖에 ‘솔레르씨의 가족’(1903ㆍ작품가 500억원)‘거울 앞의 잠자는 여인’(1932ㆍ300억원)등 100억원이 넘는 중요 작품들은 한 점을 한 벽면에 설치해 관람객들이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배치했다.
피카소 전시 작품들은 벽면에 레이저를 투사해 가로, 세로 길이를 재는 레이저 측정기를 이용, 정확한 전시 위치를 찾은 뒤라야 벽에 걸렸다. 작품 보험료로 총 5억5,000만원이나 지불한 고가 작품인데다 전시의 중요성 때문인지 한치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는 탓이다. 서순주씨는 “대부분 고가 작품이어서 운송에서 설치까지 감독자가 일일이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작품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점검결과 반입된 작품 모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20일 개막하는 전시는 9월3일까지 계속된다.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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