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여성들이 일상적인 성폭력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월 청주여자교도소 등 전국 5개 교정시설 여성 재소자 969명을 방문 조사한 결과, 설문에 응한 732명 가운데 143명(20%)이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여성 재소자들은 입소 때 신체검사에서 성적 수치심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331명이 알몸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면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거나 생리대까지 검사하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목욕(17명), 교도관의 말이나 태도(14명), 이송(5명) 등의 상황에서도 성폭력 위험에 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가해자로는 여자 교도관을 꼽은 재소자가 60명(55%)으로, 동료수용자(21명ㆍ19%)나 남자교도관(11명ㆍ10%)을 꼽은 응답자보다 훨씬 많았다. 여자 교도관들이 신체검사나 목욕 과정에서 “엉덩이가 튼실해 애기도 잘 낳겠다” “남편과 성생활은 어떻게 하느냐” 등의 발언을 많이 한다는 것.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여성 교도관 인권교육 확대 ▦성폭력 피해자의 상담 여건 조성 ▦신체검사 방법 개선 ▦여성 수용자의 임신과 육아제도 보완 등을 건의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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