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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왈츠 초라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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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왈츠 초라한 엔딩

입력
2006.05.1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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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호 PD의 계절 연작 마지막 편으로 눈길을 모았던 KBS 2TV 드라마 ‘봄의 왈츠’가 16일 20회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는 주인공 재하(서도영)와 은영(한효주)이 결혼해 두 사람의 인연이 싹 튼 청산도에 꿈 같은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윤 PD의 계절 연작 가운데 유일하게 결혼 이후까지 담은 깔끔한 해피 엔딩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8.8%. 3월6일 첫 방송에서 10.9%를 기록한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려 5%대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은 결국 한자리 수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았다.

‘겨울연가’ ‘가을동화’ 등으로 한류 열풍을 주도해온 윤 PD의 명성에, 오랜 기획과 1년에 걸친 촬영으로 화려한 영상을 담아내는 등 적잖은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첫사랑의 판타지를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는 것을 제외하면, 작품성 면에서도 큰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청산도에서 오스트리아로 무대가 이어진 방송 초반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유려한 영상에 차분한 이야기 전개가 어울려 나름대로 신선함을 선사했지만, 귀국 후에는 남녀 주인공 네 명의 엇갈린 사랑이 지루하게 이어져 드라마의 핵심인 이야기의 힘이 현격히 떨어졌다는 평이다.

윤 PD 특유의 영상 미학도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찾아낸 아름다운 풍광이 과거에는 그 자체로 빛을 발할 수 있었지만, 드라마에서도 HD(고화질) 촬영이 일반화한 요즘에는 눈요깃거리 이상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윤 PD도 16일 종방연에서 “요즘 트렌드와 어긋나 저조한 시청률이 나온 것 같다”면서 “그래도 순수한 사랑이 있다는 명제를 지키고 싶었다”고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제작진은 일본 시장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겨울연가’ 열풍에서 드러났듯이 일본 내 한류를 주도하는 40, 50대 이상 여성들은 옛 추억을 자극하는 순수함에 끌려 한국 드라마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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